검사를 받고 며칠 뒤 결과지를 받으면 처음 보는 영어 약자와 ‘검출’, ‘반응’ 같은 낱말이 줄지어 있습니다. 모두 음성이라 안심했는데 다시 검사하자는 말을 듣거나, 매독 검사 하나에 결과가 두 줄로 적혀 있어 당황하기도 합니다. 관계 후 성병 검사는 언제 받으면 좋은지에 이어, 이번에는 어떤 검사가 무엇을 확인하는지, 결과를 어떻게 읽고 다음에 무엇을 하면 되는지 정리합니다.

성병 검사에는 어떤 종류가 있나요?
찾으려는 감염에 따라 검체와 검사 방법이 다릅니다. 세균처럼 균 자체를 찾는 감염은 분비물이나 소변을, 몸이 만든 항체로 확인하는 감염은 혈액을, 물집이나 궤양이 있으면 그 자리를 검사합니다.
| 검사 방법 | 검체 | 주로 확인하는 감염 | 함께 알아둘 점 |
|---|---|---|---|
| PCR 검사(유전자 증폭 검사) | 질 분비물, 소변. 접촉 부위에 따라 목·항문 | 클라미디아, 임질, 트리코모나스, 마이코플라스마 제니탈리움 등 | 균의 유전자를 찾습니다. 질이나 소변 검체로는 목·항문의 감염을 알 수 없습니다. |
| 혈액검사 | 팔 정맥에서 뽑은 혈액 | 매독, HIV 등 | 감염에 반응해 생긴 항체(HIV는 항원도)를 찾으므로 생기기까지 시간이 걸립니다. |
| 병변 검사 | 물집·궤양에서 채취한 분비물 | 헤르페스, 매독의 초기 궤양 | 병변이 있을 때 할 수 있습니다. |
| 진찰 | 눈으로 보는 생식기·항문 주변 | 곤지름(생식기 사마귀) 등 | 모양과 위치를 보고 판단하며, 필요하면 다른 검사를 더합니다. |
‘몇 종 검사’라는 이름의 묶음은 대개 분비물이나 소변 한 번으로 여러 균을 함께 보는 PCR 검사입니다. 항목 수가 많아도 매독·HIV처럼 혈액으로 확인하는 감염은 따로 검사해야 합니다. 묶음에 들어간 균이 모두 같은 무게를 갖지도 않습니다. 증상이 없을 때는 검사를 권하지 않는 균도 있고, 검출되었다고 모두 치료하는 것은 아니어서 항목마다 의미를 따로 설명받는 것이 좋습니다.
PCR 검사 결과는 어떻게 읽나요?
결과지에는 항목마다 ‘검출’ 또는 ‘미검출’, 영어로는 Detected·Not detected나 양성·음성으로 적힙니다. 검출은 그 균의 유전자가 검체에서 확인되었다는 뜻이고, 미검출은 이번 검체에서 찾지 못했다는 뜻입니다.
PCR 검사는 적은 양의 균도 찾아내는 예민한 검사지만, 읽을 때 기억할 한계가 있습니다.
- 검사 시점: 관계 직후처럼 균이 충분히 늘기 전에 검사하면 감염이 있어도 미검출로 나올 수 있습니다.
- 검체 부위: 질 분비물이나 소변은 목·항문의 감염을 대신 확인하지 못합니다. 구강·항문 접촉이 있었다면 그 부위 검체가 따로 필요할 수 있습니다.
- 치료 직후: 클라미디아 치료를 마치고 4주가 지나기 전에 PCR 검사를 다시 하면, 이미 죽은 균의 유전자가 잡혀 양성으로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치료 확인 검사는 시기를 정해서 합니다.
매독 혈액검사 결과는 왜 두 가지로 나오나요?
매독은 성격이 다른 두 종류의 항체 검사를 함께 보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하나는 선별과 치료 경과 확인에 쓰는 검사(RPR·VDRL), 다른 하나는 매독균에 대한 특이 항체를 보는 확인 검사(TPHA·TP-PA·FTA-ABS 등)입니다. 검사실에 따라 확인 검사를 먼저 하기도 합니다.
| RPR·VDRL | 특이 항체 검사 | 생각해 볼 수 있는 의미 |
|---|---|---|
| 음성 | 음성 | 매독 감염의 근거가 없습니다. 다만 노출 직후라면 시기를 두고 다시 확인합니다. |
| 양성 | 음성 | 매독이 아닌데 양성으로 나오는 위양성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임신, 자가면역질환, 다른 감염, 예방접종 뒤나 나이가 많을 때 나타날 수 있습니다. |
| 양성 | 양성 | 치료가 필요한 매독이거나 과거에 치료받은 매독일 수 있습니다. 이전 치료 이력과 수치(역가)를 함께 봅니다. |
| 음성 | 양성 | 과거에 치료된 매독, 아주 초기의 감염, 드물게 위양성일 수 있어 치료 이력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다른 특이 항체 검사를 더합니다. |
특이 항체는 치료가 잘 끝나도 대부분 평생 양성으로 남습니다. 그래서 치료 경과는 RPR·VDRL을 몇 배까지 희석해도 반응하는지 나타낸 수치(역가)로 따라가며, 치료 뒤 이 수치가 4배 이상 떨어지는지를 봅니다. 한 번 치료받은 적이 있다면 다른 병원에서 검사할 때도 그 사실과 이전 수치를 알려 주세요. 같은 결과도 이력에 따라 뜻이 달라집니다.
HIV 혈액검사에서 ‘반응’ 또는 양성이 나오면 그 결과만으로 진단하지 않고 확인 검사를 거칩니다. 확인 검사에서도 양성일 때 HIV 감염으로 판단합니다.
결과가 음성인데 다시 검사해야 할 때가 있나요?
있습니다. 음성은 ‘검사한 항목을, 검사한 부위에서, 검사한 시점에 찾지 못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아래에 해당하면 결과를 그대로 마무리하지 말고 재검사 여부를 상의하세요.
- 노출 뒤 검사까지의 기간이 그 감염의 윈도우 기간보다 짧았을 때. 감염마다 결과를 믿을 수 있는 시점은 성병 검사 시기를 정리한 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 검사하지 않은 항목이 있을 때. 예를 들어 분비물 PCR 검사만 받았다면 매독·HIV는 아직 확인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 구강·항문 접촉이 있었는데 질이나 소변 검체만 검사했을 때
- 음성이 나왔는데도 분비물 변화, 통증, 물집 같은 증상이 계속될 때
- 검사 뒤에 새로운 노출이 있었을 때
증상이 계속되는데 성매개감염 검사가 음성이라면 질염 등 다른 원인일 수도 있습니다. 분비물 변화가 함께 있다면 질염 진료 안내도 참고해 보세요.
양성이 나오면 무엇을 해야 하나요?
양성이 나오면 치료를 시작하고, 파트너도 검사와 치료를 받으며, 치료 뒤 다시 검사할 시기를 정합니다. 치료 중에는 관계를 쉬는 것이 원칙이며, 다시 시작해도 되는 시점은 감염에 따라 다르니 진료에서 확인하세요.
- 처방대로 끝까지 치료하기 증상이 먼저 좋아져도 약을 임의로 줄이거나 끊지 마세요. 복용을 빠뜨렸거나 약을 먹고 토했다면 의료진에게 알려 주세요.
- 파트너 검사와 치료 최근 파트너도 증상이 없더라도 검사와 치료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한쪽만 치료하면 서로 다시 옮길 수 있습니다.
- 치료 뒤 재검사 일정 잡기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클라미디아·임질·트리코모나스 치료를 받은 사람에게 약 3개월 뒤 다시 검사하라고 권합니다. 치료가 실패해서라기보다 다시 감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파트너가 치료를 받았다고 생각해도 마찬가지입니다.
- 치료 확인 검사가 필요한지 묻기 치료가 잘 됐는지 바로 확인하는 검사는 모든 사람에게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임신 중이거나, 목에서 임질이 확인되었거나, 증상이 남거나 약을 제대로 먹지 못했다면 따로 확인합니다.
결과지만으로 언제, 누구에게서 감염되었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증상 없이 지나간 기간이 길 수 있어 감염 시점이 생각보다 오래전일 수도 있습니다.
결과를 받으면 무엇을 물어보면 좋을까요?
결과를 읽을 때는 ‘무엇을, 어디서, 언제 검사했는가’를 함께 확인하면 다음 계획이 분명해집니다. 결과지를 가지고 아래를 물어보세요.
- 검사한 항목: 이번 검사에 들어간 감염과 빠진 감염은 무엇인가요?
- 검체 부위: 어느 부위에서 채취한 검체였나요? 목이나 항문 검체가 필요한가요?
- 검사 시점: 마지막 노출을 기준으로 이 결과를 믿을 수 있는 시기에 검사했나요?
- 다음 검사: 재검사나 치료 뒤 확인 검사가 필요하다면 언제인가요?
- 파트너: 누가, 어떤 검사를 받으면 되나요? 관계는 언제부터 다시 해도 되나요?
검사 항목과 검체를 정하는 방법, 결과를 받은 뒤의 계획은 릴리프의 성매개질환 검진 안내에 정리해 두었습니다. 자궁경부암 검진에서 받은 HPV 검사 결과가 궁금하다면 자궁경부 세포검사와 HPV 검사의 차이를 함께 읽어 보세요.
